본문 바로가기

Feel/ 영화라면 팝콘

세상에서 가장 유쾌한 남자, 짐 캐리를 이야기하다

 

 

 

 

 짐 캐리를 처음 만난 것은 영화 '마스크(The Maske, 1994)'였습니다. 우연히 얻게 된 고대 마스크를 쓴 평범한 은행원 스탠리가 전혀 다른 인격체로 변신하게 된 이야기를 담은 영화였죠. 슈렉과는 또 다른 초록 얼굴의 매력을 보여 주었던 짐 캐리는, 이 영화를 통해 전 세계적인 코믹 배우로 거듭나게 됩니다. 특히 그 변화무쌍한 표정연기는 컴퓨터 그래픽으로도 표현할 수 있는 짐 캐리만의 전매 특허라고 할 수 있었습니다. 마치 애니메이션같은 액션에, 눈과 입이 따로 노는 것 같은 초록 마스크의 활약상은 우리에게 한없는 즐거움을 선사해 주곤 했죠. 당시의 마스크는 개도 코믹 연기를 하는 입지전지적인 영화였습니다. 풋풋한 모습의 카메론 디아즈도 함께 만나볼 수 있었죠.  짐 캐리는 이 영화 덕분에 '1995년 런던 비평가 협회상'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받았습니다. '코미디'와 '비평가 협회'의 조합이 매우 재미있습니다.

 

 

 

 

 

 

같은 해에 짐 캐리는 더욱 더 왕성하게 영화 활동을 해 나갔습니다. '덤앤더머'와 '에이스벤츄라'등 다수의 코미디 영화에 출연을 한 것이죠. 우리가 바보계의 조상님이라고 부르는 '덤앤더머'의 출발은 바로 '짐 캐리'로 부터였습니다. 이후 짐 캐리는 '에이스 벤츄라 2'  '배트맨 3 포에버' 등에 출연하며 경력을 쌓았습니다. 1997년에는 '라이어 라이어'의 주연을 맡았는데, 이 영화 또한 짐캐리의 진가를 제대로 보여주는 작품이었지요.  자신의 마음대로 입을 제어할 수 없어, 정직한 말만 튀어나오게 되는 짐 캐리의 입과 그의 당혹스러운 눈은 정말 기막힌 조화로움이라고 밖에는 볼 수가 없을 겁니다.  

 

 

 

 

 

 

 이후 짐 캐리는 다소 진지한 연기에도 관심을 가진 모양입니다. 1998년에 개봉된 '트루먼 쇼'는 우리에게 참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하는 영화였습니다. 거대 방송 자본의 희생양이 되어 자신의 일거수 일투족을 시청자들에게 고스란히 노출되어야 하는 트루먼. 그리고 마침내 그가 '트루먼 쇼'라는 거대한 방송 세트장을 벗어나 밖으로 탈출하는 장면은 사람들에게 통쾌한 카타르시스를 안겨주게 됩니다. 이것은 마치 각종 미디어 매체의 홍수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들의 모습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기도 했거든요. 또한 이 작품은 남의 사생활에 병적으로 집착하는 현대인의 비뚤어진 마음을 고발하는 영화이기도 했습니다. 조지 오웰의 '1984'년 속 '빅브라더'에 비견되는 영화이기도 했죠.

 

'이터널 션샤인'은 짐 캐리가 정통 멜로 연기에도 많은 자질이 있다는 것을 알린 작품이었습니다. 영화는 아픈 기억을  지워주는 클리닉이 존재한다는 설정에서 출발합니다. 심한 싸움을 벌인 두 연인은 결국 클리닉을 찾은 다음 서로의 기억을 지우게 되죠. 사랑했던 연인의 기억이 사라져가는 모습을 그저 지켜보는 조엘 (짐 캐리)의 내면 연기가 돋보입니다. 그저 우스꽝스러운 모습만 보아왔던 짐 캐리의 새로운 면목을 볼 수 있는 연기였지요.

실제로 짐 캐리는 우울증을 앓아왔다고 합니다. 우리가 늘상 보고 웃던 그의 얼굴 뒤에는 어쩌면 이렇게 항상 아프고 고통받는 자아가 숨어있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짐캐리는 유쾌하고 즐거운 짐 캐리일 겁니다. 2003년에 개봉한 '브루스 올마이티'도 그렇고, 2011년에 개봉한 '파퍼씨네 펭귄들' 도 그렇고, 짐 캐리는 데뷔 이래 꾸준하게 우리 마음을 즐겁게 만들어 주는 배우였습니다.  올해에는 '덤앤더머 2' 가 개봉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무려 20년의 시간을 뛰어 넘은 속편입니다. 또 어떤 예측 불가함으로 우릴 웃겨 줄지, 매우 기대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