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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el/ 영화라면 팝콘

리미트리스(Limitless, 2011) : 신세계를 경험하게 해주마

 

 

 

 

 

일본 애니메이션 '드래곤볼'에는 기상천외한 발명품과 아이템들이 등장합니다. 킹콩으로 변하는 외계인은 애교 수준이고, 캡슐 하나에 담기는 자동차는 물론 천상계와 지상계를 왔다갔다하는 주인공이 바로 그것들이죠. 특히 여기에는 시간과 정신의 방 이상으로 보는 이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신상 아이템이 있습니다. '선두'는 천상에서 먹는 콩으로, 무인의 힘을 배가 시켜주거나 죽은 사람도 살릴 수 있는 신비롭고도 가공할 만한 위력을 가진 식품입니다. 만일 이 선두가 오늘날 유전 공학으로 만들어져 시중에 유통된다면, 몇 억을 주고도 이것을 살 만한 현대판 진시황제들이 대거 등장하지 않을까요?

 

 

 

이제 리미트리스로 돌아가 신비로운 약품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사실 영화 초반부에 등장하는 주인공은, 드래곤볼에 나오는 주인공 처럼 멋있는 캐릭터는 아닙니다. 글 좀 쓰는 가난한 소설가인 그는, 애인에게 얹혀 살며 간신히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전형적인 루저형 캐릭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결국에는 애인에게도 바람을 맞고 인생의 위기에 봉착한 에디.

 

 

 

 

 

 

그런데 그에게도 인생의 전환점이 찾아 온 것 같습니다. 도통 도움이라고는 될 것 같지 않던 전 처남과 엮이게 되면서 그가 구했다는 이상한 신약을 먹게 되는 것이죠. 어지러움을 느끼던 에디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됩니다. 단 몇 시간만에 글을 써내려가고, 놀라울만큼 빠른 두뇌 회전으로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버리고 만 겁니다.

에디의 머리가 좋아지면 좋아질 수록, 브래들리 쿠퍼의 매력적인 본모습을 찾아볼 수 있게되고 그의 표정에는 여유로움이 점점 묻어나게 됩니다. 결국 주식 시장을 좌지우지 할 수 있게되는 천재 거물로 성장하기까지 하고 말이죠.

 

 

물론, 이것은 언제까지나 약의 기운을 빌렸을 때 가능한 이야기입니다. 약기운이 떨어지면 다시 평범한 인간으로 돌아가는 모습이나, 부작용 때문에 필름이 끊기는 모습은 보는 이마저 아슬아슬하게 만듭니다. 거기에다 범죄조직과 연루된 듯한 이 약 때문에 에디는 늘 누군가에게 쫓기는 것 같은 불길한 느낌을 받게 됩니다.

 

 

 

에디가 약을 복용할 때마다 화면은 화사한 노란 색으로 변합니다. 에디의 세상은 남들보다 조금 더 빠르게 움직이고, 남들보다 따스하고 환한 색채를 띠고 있는 것처럼 보이죠. 약의 힘을 빌어서라도 다른 사람들보다 우월하고 부유해 질 수 있다면, 더욱 더 행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사람들의 소망을 반영한 것 처럼 말입니다. 물론, 영화에서는 약을 남용하였을 때의 부정적인 면을 스릴러적인 요소를 가미하여 적절하게 표현해고는 있습니다. 그렇지만, 결국 주인공이 시련을 이겨내고 약의 주인이 되는 모습은 현실적이라기보다는, 드래곤볼에서와 같은 SF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겁니다.

 

 

마치 매트릭스에서 주인공 네오가 모피어스가 주는 약을 눈앞에 놓고 망설이듯, 감독은 에디가 먹는 약을 관객 앞에 보이며, 약이 지배하는 또다른 세상으로 초대하려는 것 같습니다.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세계관과 메시지가 약간은 모호하지만 말이죠.

결국, 이 영화는 주인공이 시련을 겪고, 위험한 상황에서 빠져나오는 스릴러적인 요소와, 평범하고 찌질한 주인공이 어떻게 멋있어 질 수 있는가를 그려내는 판타지 적인 요소를 적절하게 혼합한 영화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큰 토대만 놓고 본다면 리미트리스의 '신약'과 드래곤볼의 '선두'가 비슷하다,,, 라고 한다면 너무 큰 비약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