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지구에서는 인간이 더 이상 살아갈 수가 없었습니다. 인간이 만들어 놓은 거대한 쓰레기 산을 치우며, 월- E와 바퀴벌레 한 마리 만이 평화롭게(?) 살아가고 있을 뿐이었죠.
그런데 이들의 평온한 생활에 일대기적인 사건이 일어납니다. 오염도가 어느 정도 옅어진 지구를 정찰하기 위해 찾아온 정찰 로봇이 월-E의 마음을 빼앗아버리고 말았습니다. 월-E는 그녀에게 지극정성이었습니다. 임무를 수행한 후 멈춰버린 그녀가 우주선으로 귀환할 때도 월-E는 목숨을 걸고 그녀를 따라갔을 정도이니까요.
우주선에는 놀랍게도 인간의 모습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편안한 삶을 누리는 생명체들이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기계와 시스템에 의해 철저하게 통제되는 이들은, 걸을 필요도 없었기 때문에 뼈가 약해질 때로 약해진 돼지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겉모습은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었지만, 음식과 편안함에만 길들여진 나머지 인간다움을 제대로 가지고 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였지요.
영화를 보는 내내 인간다움이란 무엇이고, 훗날 만들어지게 될 인조인간과 인간과의 차이는 무엇일까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지구를 망가뜨리고 향락에만 취해 있는 인간보다는 , 차라리 기계인 윌-E의 가슴이 더 따뜻하게 느껴졌거든요. 물론 이는 기계와, 로봇과 인조인간을 다루는 영화에서는 한 번 씩 다룬 문제이기도 했습니다. 추악한 인간과 순수한 기계 혹은 인조인간을 대비하며 무엇이 인간다움인가에 대한 메시지를 말하는 영화들이 많았거든요.
월-E 역시 귀엽고 순수한 꼬마 로봇을 통해 그러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이 영화는 아무래도 가족영화로 만들어진 탓에, 인간이 본연의 인간다움을 기억해내며 새로운 미래를 약속한다는 내용으로 이야기를 끝맺습니다. 그래도 주인공은 월-E라는 사실엔 변함이 없습니다. 로봇의 순수함과 활약상을 보며, 어느 순간 가슴이 뭉클해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Feel > 영화라면 팝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세컨핸드 라이온스(Secondhand Lions, 2003) : 그들에게도 화려한 시절은 있었으니... (0) | 2014.06.27 |
---|---|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 (Dorian Gray 2009) : 내 영혼의 모습은? (0) | 2014.06.27 |
리미트리스(Limitless, 2011) : 신세계를 경험하게 해주마 (0) | 2014.06.27 |
화양연화(in the mood for love, 2000)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도 느린 이별이야기 (0) | 2014.06.27 |
세 얼간이 (3 idiots, 2011) : 얼간이가 아닌데? (0) | 2014.06.27 |